수원 화성 주말 나들이, 용인분당수원 가볼만한 곳, 당일 치기 가볍게 다녀올 만한 곳, 주차장소, 연날리기 가격, 연날리기 장소
최근 오디오북으로 건축가 유현준님의 '어디서 살 것인가?' 라는 책을 듣고 있습니다.
인상깊었던 내용으로는, 예전 건축문화인 한옥집에서 아파트로 오면서
대청마루가 없어지니 주거에 있어 자연과의 접점이 사라진다는 내용입니다.
아파트의 경우 자연과 접하는 면이 발코니 공간인데,
최근 아파트는 발코니 확장을 대부분 하기 때문에 그마저도 없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집에서 스마트폰이나 게임을 하는 아이들이 많아졌습니다.
저자는 똑같은 거실 인테리어에 자연과 만나는 접점도 없어지니,
다양하게 화면이 변하는 스마트폰과 게임을 할 수 밖에 없다고 합니다.
학교의 경우에는 담장이 둘러져 있고, 학교 건물과 운동장 밖에 없습니다.
학교에서는 공부잘하는 아이와 축구(운동) 잘하는 아이가 인정을 받는데,
이는 학교 건물과 운동장 밖에 없으니, 공부와 축구밖에는 할 것이 없어서 그렇다고 합니다.
밖에서 책을 읽고 싶어도, 밖에서 다른 활동을 하고 싶어도 학교내에는 공간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공부와 축구를 잘하는 아이들만 인정을 받고, 학교다닐 맛이 난다고 합니다.
공부도 못하고 축구도 못하는 아이들은, 학교를 다녀주는 것 만으로도 감사해야하는 상황입니다.
즉, 아이들에게 자연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어야 한다는 점.
인테리어가 똑같은 집에서 놀기보다는, 야외의 다양한 활동을 해야 한다는 점
매우 매우 공감합니다.
집에서 그렇게 산만한 아이, 유튜브를 틀어줘야 안정이 되는 아이가
바깥으로 나가면 주변 경치와 사람들, 자동차들, 곤충들, 식물들을 보고 만지느라
부모의 별다른 노력 없이도 아이가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번 주말에도 "자연과의 접점을 늘려주자!" 라는 취지의 나들이를 기획했습니다.
일요일 새벽에 급하게 검색하여 집에서 멀지 않은 "수원 화성" 에 가보기로 하였습니다.
수원 화성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5.5 km 에 걸친 성곽입니다.
조선 후기 정조떄 착공하였고, 정약용의 거중기가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정조가 그의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를 수원으로 옮기면서 축조한 성으로,
그 안에 화성행궁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행궁은 왕의 임시 거처인 궁궐을 말하며,
사도세자의 묘를 참배하러 왔을 때 묵었던 궁궐입니다.
왕이 한양에서 수원까지 행차를 하면서,
왕은 당시 궁밖에 백성들의 상황을 실제로 보기도 하였고,
왕이 행차하는 길에서 백성들은 자신의 억울함을 하소연 했다고
다른 책에서 보았던 것 같습니다.
1. 여행의 계획
저는 여행을 갈 때 계획을 세워서 가는 편입니다.
여러 블로그 글을 참조해서 하루 동안 3군데 일정을 계획하였습니다.
화성행궁 --> 행궁동 벽화마을 --> 방화수류정
2. 지옥의 주차
차를 가지고 가기 때문에 주차장도 확인해두었습니다.
화성행궁 바로 옆에 공영주차장이 있는데,
보기에도 넓어보였고, 주차 요금도 저렴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주말에 이동하는 것이라 혹시 화성행궁 주차장이 만차라면,
맞은 편에 있는 팔달구청에 주차하는 것을 계획하였습니다.
완벽한 계획이라고 혼자서 뿌듯해했습니다.
우리 팀은 일요일 오후 2시쯤 도착했는데
주차 입구에서부터 사람이 나와서 진입을 막고 있었습니다.
"만차!!" 입구에 만차라고 적힌 붉은 입간판이 '어림없지' 라고 말하는 듯 담담히 서있었습니다.
하지만 미리 봐둔 팔달구청 주차장이 있습니다.
수원 화성 쪽 도로는 유적지 주변이라서 그런지 길이 꼬불꼬불하고 좁아서 운전하기가 어려웠습니다.
특히 직진 차로가 나중에는 좌회전 차로로 바뀌기 일쑤고,
길 가에 불법 주차된 차들도 많아서 신경이 많이 쓰였습니다.
돌고 돌아서 팔달구청에 도착을 하였지만,
그 곳도 가관입니다. 이중주차까지 꽉 차있었으니까요.
수원에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살다니...
3. 밥 부터 먹자
팔달구청 주차장도 만차!, 원래 생각했던 계획이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그러다가 방화수류정에도 주차장이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해냈습니다.
코스를 거꾸로 가보기로 하고 방화수류정 주차장으로 향합니다.
그러다가 길을 또 잘못들어서 헤매는데...
배고픔에 고통스러워 하던 아내가 옆에서... 빨리 밥을 먹자고 합니다.
그러다가 눈앞에 보이는 비빔국수, 보쌈 글자만 보고 찾아간 식당입니다. (내돈내산)
정말 그 날은 계획대로 되는 일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식사는 가격은 비쌌지만, 생각보다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아이도 잘 먹었구요.
배가 차니 마음도 안정이 됩니다.
다시 주차를 하러 떠나봅니다.
4. 방화수류정 주차장에 겨우 주차하다.
주차장 가는 길은 2차로인데, 차선 하나가 거의 불법주차 차량들로 잠식 당해서
겨우겨우 맞은 편에서 오는 차를 피해가며 주차장에 들어가게 됩니다.
블로그를 쓰면서 보니, 연무동 공영주차장이군요.
여기 지하주차장도 사실 만차였는데,
나가는 커플이 있어 비상깜빡이 켜고 옆에서 기다렸다가 겨우 주차를 했습니다.
5. 연날리기
주차를 하고 걸어보니, 화성의 건축물과 잔디, 억새와 바람이 어우러져
마음이 편해지는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었습니다.
억새숲은 화성 성곽, 소나무와 잘 어우러져 네츄럴한 인스타 포토존을 만들어줍니다.
또 길 옆에 바로 붙어있는 2층 양옥집들은
아파트와 빌딩에 익숙한 저에게 오랜만에 사람사는 정취를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2층에서 작업하는 사람, 1층에 앉아있는 노인들...
아파트와 빌딩은 밖에서 보면 사람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아 삭막하죠.
창릉문과 연무정에서는 아이들과 그 부모들이 연을 날리고 있어 장관이었습니다.
정말 오늘은 계획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ㅡㅡ;;;
결국 아이와 연과 얼레을 구입해서 수많은 군중에 합류하게 됩니다. ㅎㅎ
(연은 연무정 바로 뒤 기념품집에서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나름 합리적인 가격, 6천원에 연과 얼레를 셋트로 판매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연날리기 너무 재밌습니다.
저는 어릴 때 해보았지만, 아이는 난생 처음 날려보는 연입니다.
무척이나 즐거워 하네요.
연을 날리면서 펄쩍펄쩍 뛰기도 하고 '하하하' '깔깔깔' 웃음소리가 계속 들립니다.
비록 주차는 매우 힘들었고,
계획대로 된 것은 하나도 없었지만,
"옛날 건축물 (화성)" + "자연 (억세, 바람, 잔디, 흙)" + "함께하는 야외놀이 (연날리기)" 가
어우러져 오늘 하루 너무 재미있고 의미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